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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창고_심리상담의 실제

상담의 종결

by 디어라니 2023. 5. 21.

내담자가 호소하던 문제가 해결이 되고 이후의 생활에서 그와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적절히 대응할 자신이 생겼을 때 상담은 종결된다. 상담 초기부터 종결시기에 대해 내담자와 충분히 또는 어느 정도 미리 언급해 두는 것이 좋다. 대개 상담초반 내담자와 나누었던 상담의 목표가 달성이 되면 종결된다는 것을 서로 합의해 두는 것이 좋다. 상담의 종결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데 이를 차례대로 살펴보자.

 

상담자 판단에 의한 종결

처음에 설정하였던 상담의 목표가 달성되었다는 생각이 들거나 더 이상 진행해도 진전이 없으리라는 판단이 설 때 상담자는 종결을 제안할 수 있다. 종결을 제안할 때, 상담자는 우선 종결 제안의 이유를 내담자에게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어야 한다. 두 사람이 합의한 상담의 목표와 관련지어 그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상담이 진행되는 동안 내담자가 인식한 달성된 부분과 미진한 부분을 함께 살펴보고 상담자가 바라본 내담자의 변화된 부분을 설명해 준다. 상담자의 종결제안에 대한 내담자의 생각과 느낌을 자세히 탐색하고 종결 여부를 협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담관계에 따라 내담자의 반응은 다양할 수 있지만, 관계의 취약성을 가지고 있는 내담자는 상담자의 종결제안을 '버림받았다', '거부되었다'라고 느낄 수 있으므로 내담자의 이러한 감정을 충분히 다루기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내담자가 거부반응을 분명히 말로 표현하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자신의 생각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도록 상담자는 기다려주어야 한다. 따라서 종결의 여러 측면에 대해 충분히 논의하기 위해서는 한 번의 상담시간 내에 종결을 제안하고 확정 짓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짧게는 종결을 2~3회기 앞두고 종결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 수 있고, 장기상담의 경우 3개월 전부터 이야기를 꺼낼 수도 있다. 

종결에 관한 의논이 시작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종결되는 것은 아니다. 내담자가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상담이 다른 방향으로 지속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는 상담을 종결하자는 제안이 있은 다음부터 상당한 진전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오랜 기간 상담을 했는데도 뚜렷한 변화가 없던 내담자가 종결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 이후로부터 의미 있는 노력과 변화가 이루어진 경우이다. 때로는 상담에 대한 불만이나 종결의사를 나타내지 못하는 내담자도 있을 수 있는데, 상담 회기 안에서 이와 관련된 주제를 직접적으로 이야기함으로써 상담과정을 의미 있게 처리할 수 있다. 

 

내담자 제안에 의한 종결

내담자가 상담의 종결을 하나의 안건으로 제시할 수도 있지만 종결을 기정사실로 하고서 상담자에게 통보해 오는 경우도 있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이러한 일방적 통고에 당황하지 말고 어느 정도 익숙해지는 것이 필요하다. 내담자가 직접적으로 '선생님, 더 이상 이야기할 것이 없습니다.', '상담에 오는 것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와 같이 이야기하거나 상담시간에 지각하거나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으로 종결에 대한 마음을 표현할 수도 있다. 상담자는 내담자가 종결을 희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를 회기 안에서 다루는 것이 좋다. 

 

내담자가 상담의 종결을 제안하였을 때 우선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을 경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정도면'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느끼며 혼자서 감당 가능하다고 느낄 수 있고 시간이나 비용에 대한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또는 상담 성과에 대해 의문이 들 때도 종결을 제안할 수 있다. 

내담자의 종결희망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그 이면의 내담자의 마음에 주목해야 할 경우도 있다. 정말 종결하고 싶다기보다 상담자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 또는 '너무 분석하지 말고 그저 이해만 해 달라.'라는 의미가 포함될 수도 있다. 그 밖에 내담자에게 내적 긴장감을 유발하던 외부요인이 해결되었을 때 종결을 제안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갈등상태에 있던 부모와 화해를 했거나, 취직을 함으로써 압박감에서 벗어났거나 하는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어느 경우이든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관심과 초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종결을 하느냐 마느냐의 결정보다 내담자의 마음을 이해는 데 더 초점을 두면 내담자는 또 다른 통찰을 얻거나, 이후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 수도 있다. 다만, 바로 종결해도 내담자의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든다면 억지로 상담관계를 지속시킬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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