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살아간다. 청소년 내담자가 속한 환경은 가족이라는 울타리이며 자녀가 어릴수록 부모가 그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크다. 가족구성원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살아간다. 가족이란 체계를 종종 모빌(mobile)에 비유하곤 하는데, 모빌의 한쪽 끝에 매달려있는 물체를 손으로 살짝 건드리면 다른 실에 매달려 있는 물체도 함께 흔들린다. 그리고 모빌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균형을 맞추기 위해 다른 한쪽의 물체들도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다. 가족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부모가 흔들리면 자녀가 흔들린다. 반대로 자녀가 흔들려도 부모가 그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청소년 내담자의 문제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문제해결 및 그의 성장을 돕기 위해선 그가 속한 가족, 부모와의 관계 등 가족의 체계 안에서 문제를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내담자의 문제, 가족체계 안에서 이해하기
가족은 가족구성원 간의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으로 연결되어 있는 하나의 단일체이다. 이 관점에서 문제에 대한 초점은 개인이 아닌 개인과 개인의 '관계'에 두게 된다. 예를 들어, 일탈행동을 보이는 자녀의 행동과 아빠의 알코올중독 등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관계의 문제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문제 해결의 초점은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이 아닌 이를 발생시키는 근본적인 가족문제가 된다. 내담자의 문제는 가족체계의 역기능에 대한 개선, 즉 가족 관계의 개선으로 해결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상담초반 상담자는 내담자 가족구조에 대한 이해, 부부의 관계, 부부의 원가족과의 관계, 배우자와의 만남으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등 부모상담시간을 활용하여 관련 정보들을 탐색하고 검토한다. 청소년 내담자와의 면담에서 관련 정보들이 파악되기도 한다. 자녀가 본 엄마와 할머니와의 관계, 명절 때 조부모님 및 친척들과 만났을 때 특징적인 장면 등에 대한 탐색을 통해 내담자 가족에 대한 그림을 보다 종합적으로 그릴 수 있게 된다.
부모의 각자 원가족의 가치관, 규범, 전통 등이 서로 결합하여 현재의 가족관계가 형성된다. 이러한 요소들이 가족구성원 각자에게 미치는 영향도 있지만 가족관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가 자신의 부모 세대로부터 받은 심리적 유산은 부부관계라는 프리즘을 통해 자녀 세대로 넘겨진다. 그러므로 상담자는 부모상담에서 보호자에게 가족의 체계 개념에 대해 이해시키고 청소년 내담자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가족 관계 안에서 문제를 이해하고 그 해결방안을 찾아야 함을 인식시켜야 한다. 상담자에게 청소년 자녀를 맡기면 저절로 문제가 해결되고 좋아지겠거니 하는 수동적 또는 방관적 태도를 가진 부모라면 더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상담자-청소년 내담자 만의 상담은 반쪽짜리 상담이 되기 쉬우며 상담기간 동안 부모의 적극적인 참여와 노력이 필요함을 상담의 초기 과정에서 구조화를 통해 설명하고 안내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담자의 변화는 상담시간이 아닌 상담 회기와 회기 사이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담자가 생활하는 가정에서 그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면 상담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부모의 자기 돌봄 조력하기
우리는 다양한 장면에서 '엄마(아빠)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라는 말을 하기도 하고 듣기도 한다. 상담현장에서 청소년 내담자를 볼 때, 상담자 또한 부모상담에서 자주 보호자들에게 하는 말이다. 위에서 청소년 내담자의 긍정적 변화를 기대하기 위해선 문제를 가족체계의 개념에서 이해해야 하며 부모의 적극적 참여와 지원이 필요함을 설명하였다. 부모 자신의 심리적 어려움과 고통이 크다면 청소년 자녀를 돕는 것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이러한 판단이 선다면 상담자는 상담 개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 순서에 따라 상담치료가 진행되어야 한다. 부모의 심리적 어려움의 경중에 따라 보호자 상담(면담) 시간에 다루는 것이 충분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선 부모의 개인 심리상담이 자녀의 개인 심리상담과 별개로 진행되어야 할 수도 있다. 만약 경제적 상황, 시간적 여유 등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여 부모의 자녀의 개인상담 병행이 어렵다면 우선순위에 따라 부모의 개인상담이 먼저 진행될 수도 있다.
자녀의 문제로 상담소를 찾았는데 상담자가 부모의 개인상담을 제안하면 부모는 당황할 수 있다. 그런 마음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상담자가 이러한 제안을 하는 이유에 대해 그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위에서 설명한 가족의 체계 개념으로 자녀의 문제와 부모의 심리적 어려움 간의 관련성을 설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초기 상담에서 자녀양육에 대해 부모가 경험하는 어려움에 대해 듣고 그 외 경험하는 심리적 불편감은 없는지 물음으로써 상담자 나름의 판단의 근거를 가지고 부모에게 설명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부모가 이에 대해 충분히 이해가 됐다면 상담자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데에 큰 거부감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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