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한 심리학자이자 관계 전문가인 존 가트만(John Gottman)은 부부와 가족에 대한 연구로 유명하다. 그는 자신의 관찰과 연구를 바탕으로 4가지 기본 양육 스타일을 확인하였다. 양육자 유형에 따라 자녀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게 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축소전환형 양육자
축소전환형의 부모는 자녀의 감정을 무시하거나 축소시켜 그 중요성을 최소화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의 감정을 중요하지 않다고 여겨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거나 간과하는 것으로 반응한다. 또는 자녀가 경험하는 불쾌한 정서반응을 부모 자신이 불편하기 때문에 빨리 다른 감정으로 전환시키려 한다. 그렇게 자란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믿지 못하게 되어 혼란스러움을 경험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감정에 대해 좋은 감정, 나쁜 감정으로 이분법화 시키거나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감정(행복한, 기쁜)만을 느껴야 한다고 여겨 나쁜 감정(불안, 슬픔)을 빨리 극복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나쁜 감정을 극복하기 위한(느끼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 음식을 닥치는 대로 먹거나, 무분별한 쇼핑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이러한 행동 뒤에도 감정은 혼란스러운 채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축소전환형 양육자에게서 자란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잘 모르며 감정 이면에 숨어있는 욕구 또한 잘 모른다. 모호한 불편함을 느끼지만 이를 잘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불쾌한 감정들을 진정시키는 방법을 모른다. 갑자기 벌컥 화를 내거나 쉽게 짜증을 내거나 토라지는 방법으로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드러낸다. 타인과 잘 어울리는 것이 이들에겐 쉽지 않다. 부모가 자신의 감정에 선택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부모를 신뢰하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자신감과 자존감이 낮아진다.
2. 억압형 양육자
억압형 양육자와 축소전환형 양육자는 비슷한 특징을 갖는다.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정을 구분하고 자녀의 감정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축소전환형 양육자가 자녀의 부정적 감정을 달래주거나 다른 것으로 전환시키려는 것과 다르게 억압형 양육자는 불쾌한 감정들을 꾸짖거나 훈계함으로써 그러한 감정들이 들지 못하게 한다. 자녀가 강한 감정을 표현한다면 분노, 비난 또는 처벌로 반응할 수도 있다. 이러한 양육태도는 자녀에게 두려움, 수치심, 불안의 환경을 조성하여 자녀의 정서적 안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억압형 양육자들은 감정을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보지 않는다. 특히 분노, 슬픔, 두려움과 같은 감정들을 나쁜 감정이라 여겨 느끼면 안 된다고 믿는다. 그들의 밑마음에는 분노표현을 하는 자녀를 그대로 두었을 때 버릇이 나빠질 것을 염려하거나, 슬픔을 표현하는 자녀가 나약한 상태로 지속되는 것이 걱정되어 교정해 주려는 마음이 숨어있을 수 있다. 하지만 부모의 그 의도와는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억압형 양육자에게서 자란 아이들은 불쾌한 감정들이 들 때 매우 혼란스럽고 그런 감정이 드는 자신에게 수치심이 들며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도 못한다.
3. 방관형 양육자
방관형 양육자들은 자녀의 모든 감정을 허용한다. '아이들이 크면서 다 그런 거지, 뭘 그런 것 갖고 그래'라는 말은 그들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자녀의 행동에 명확한 한계를 설정하지 않아 자녀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배울 수 없다. 친구와 놀다 화가 나서 친구를 때린 자녀에게도 '화가 나면 그럴 수도 있지. 애들은 다 그러면서 크는 거야' 하고 넘긴다. 감정에 대한 올바른 대처법을 가르치지 않고 자녀가 자신의 규칙과 경계를 설정하도록 허용한다. 방관형 양육자에게서 자란 아이들은 올바른 문제해결능력을 배우지 못한다.
4. 감정코치형 양육자
감정코치형 양육자는 감정에는 좋고 나쁨이 없고 자연스러운 반응임을 수용한다는 점에서는 방관형 양육자와 비슷하다. 하지만 그들은 감정을 느끼는 대로 자기 멋대로 행동하거나 분출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행동에 적절한 제한을 두고 바람직한 행동을 배울 수 있도록 함께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들은 부모로서의 권위를 가지고 자녀에게 적절한 경계와 규칙을 설정한다. 필요한 경우 지침과 징계를 제공하면서 자녀의 독립성과 의사 결정을 격려한다.
감정코치형 양육자는 자녀가 소위 부정적 감정을 보일 때 자녀에게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기고 소통을 시도한다. 자녀의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 기꺼이 시간을 들이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엄마(아빠)에게 얘기해 줄 수 있니? 무엇 때문에 화가 난 거야?' 하며 부드럽게 자녀에게 묻는다. 화를 낸 자신을 혼내지 않는 부모를 보며 자녀는 '지금 상황에서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은 이상한 게 아니구나' 느끼며 안도감을 갖는다. 또, 부모에게 자신이 무엇 때문에 화가 난 건지 설명하며 자신의 감정을 보다 깊이 이해하게 되고 화를 표현한 방식에 있어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부모와 이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자신의 잘못을 깨우칠 수도 있다. 감정코치형 양육자에게서 자란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조절하고 올바른 문제해결능력을 갖출 수 있다. 자신감이 생기며 타인과의 관계도 원만하게 맺을 수 있는 성인으로 자라난다.
'마음창고_심리상담의 실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소년 감정코칭 : 5. 자녀를 대할 때 부모의 초감정(메타감정) 알아차리기 (0) | 2023.06.24 |
---|---|
청소년 감정코칭 : 3. 뇌가 '리모델링 중'인 청소년을 대하는 법 (0) | 2023.06.20 |
청소년 감정코칭 : 2. 청소년기 뇌의 특징 (0) | 2023.06.16 |
청소년 감정코칭 : 1. 감정코칭이란 무엇인가 (0) | 2023.06.14 |
가족체계와 청소년문제 : 가족구조 및 가족기능 파악하기 (0) | 2023.06.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