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기는 인간의 성장과 발달의 중요한 시기로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변화가 현저하게 일어난다. 사춘기를 지나는 청소년을 자녀로 둔 부모님들은 그들을 대하는 것이 어렵고 까다롭다고 느끼며 상담실을 찾는다. 도대체 자녀의 머릿속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 예를 들어 쉽게 짜증을 내며 잘못된 판단을 내리거나, 계획을 잘 세우지 못하고 부모나 교사의 지시를 왜 제대로 따르지 못하는지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답은 청소년기 뇌의 특징에 있다.
청소년기의 뇌는 구조적, 기능적으로 성인의 뇌와 다르다
청소년기 뇌의 특징에 대해 살펴보기 전에 우선 인간의 뇌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겠다. 인간의 뇌는 크게 3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뇌간은 뇌의 기저부에 위치한 중추 신경계의 중요한 부분으로 생존에 필요한 필수 기능을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호흡, 심박수, 혈압 및 소화와 같은 중요한 기능을 조절하고, 뇌의 다른 부분 사이에서 신호를 전달하며, 움직임을 조정하고,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그 위층에는 변연계가 위치한다. 변연계는 감정, 기억 및 동기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감정을 조절하고 기억을 처리 및 통합하며 다양한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협력하여 작동한다. 뇌의 가장 윗부분은 전두엽이다. 전두엽은 추론, 계획, 의사 결정 및 감정 조절과 같은 고차원적인 기능을 담당한다.
각 뇌의 영역은 발달되는 순서가 다른데, 뇌간은 엄마 뱃속에서 완성이 되고, 변연계는 영유아기와 사춘기에 완성이 된다면, 전두엽이 완성되는 시기는 평균적으로 20대 중반에서 후반 사이다. 청소년기의 격동적인 감정의 원인은 이 시기에 발달하는 뇌의 특성과 연관이 있는 것이다. 초기 청소년기에는 뇌의 전두엽 영역이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아 감정과 논리적 추론을 조절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청소년들은 종종 자신의 감정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잦은 기분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 성인이 보기엔 사소한 사건에도 청소년은 강렬한 감정적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청소년기의 특징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들이 보이는 다양한 감정 및 행동 반응에 우리는 당황하고 오해할 수 있다. 그들의 이해할 수 없는 언행을 어른을 골탕 먹일 의도적인 행동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청소년기에 심한 감정 기복을 보이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다.
한 번에 한 가지만 생각한다
생각, 판단, 계획, 충동 조절, 감정 조절 등을 관장하는 전두엽이 청소년기에 대대적인 구조변화를 일으키면서 마치 공사가 진행 중인 집처럼 청소년의 머릿속은 정리되지 않고 혼란스러운 상태가 된다. 이전까지 약속도 잘 지키고 말도 잘 알아듣던 아이가 갑자기 말을 못 알아듣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이전보다 많은 수면을 필요로 하는데, 특히 청소년기의 수면 특징은 밤늦게 자고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것이다. 아침마다 등교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자녀를 깨우느라 실랑이하는 부모들의 고민 또한 그 답이 청소년기 뇌의 특징에 있는 것이다.
전두엽이 발달과정에서 뇌세포의 연결망과, 뉴런, 시냅스의 연결이 매우 빠른 속도로 과잉 생성된다. 이 때문에 청소년은 다면적인 사고를 잘 못한다. 마치 전선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고 어질러져 있는 상태와도 같다. 그러니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거나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 시기에 부모나 교사가 아이에게 어떠한 지시를 내릴 땐, 구체적이고 한 번에 하나씩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정보가 제공되면 청소년의 뇌는 아직까지 체계화하는 능력이 미숙하므로 그들이 처리할 수 있는 양만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충동조절에 미숙하다
19세기 피니어스 게이지(Phineas Gage)는 전두엽 손상과 관련된 유명한 일화의 주인공이다. 그는 미국의 어느 철도 공사 조직의 감독관으로 성실하고 책임감이 뛰어나 25살에 팀장을 맡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작업 중 다이너마이트 폭발 사고로 쇠파이프가 그의 머리를 관통하는 큰 사건이 일어난다. 엄청난 사고에도 다행히 목숨을 건졌는데 흥미로운 점은 사고 전후로 그의 성격과 행동양상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예의 바르고 점잖던 사람이 무례해지고, 욕설을 하거나 충동을 제어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나중에서야 대뇌 전두엽 손상으로 인해 성격과 행동에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이 일화에서 우리는 사춘기를 겪는 동안에 청소년에게 일어나는 성격과 행동의 변화를 이해할 수 있다. 청소년도 개인차가 있지만 충동적이고 성욕과 식욕이 왕성해지고, 무례한 언행을 일삼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시기에 전두엽 발달이 적절하게 이루어지면 리모델링과 확장공사를 끝마친 멋진 집이 완성이 되겠지만 그 시기에 부모와 교사의 이해를 받지 못하고 심한 갈등을 빚는 등의 건강하지 못한 환경이 제공되면 리모델링 중인 뇌 구조 또한 마치 깨진 유리조각, 정리되지 않은 건축자재들이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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