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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창고_심리상담의 실제

상담 중반부의 작업 - 1. 과거와 작업하기

by 디어라니 2023. 5. 16.

상담의 중반부가 되면 내담자는 상담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이해하고 본격적으로 문제의 원인에 대해 탐색하고 해결책을 찾아 나가기 시작한다. 회기가 시작되면 내담자는 지난 상담 상담 이후 자신의 문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으며, 그 문제와 관련되어 있는 것 같은 사건 이야기, 가족 이야기, 성장과정 등과 같은 이야기를 하게 된다. 상담자는 이야기를 들으며 내담자가 느끼는 감정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느껴 보게 하고, 자신을 탐색하게 돕는다. 또 새로운 행동의 시도를 위해 과제를 제출하거나 스스로 무언가를 선택하도록 격려한다. 다음에서는 상담 중반부의 문제해결과정과 그 과정 속에서 부딪히게 되는 여러 가지 장애 및 방해요소를 살펴보고,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 알아보고자 한다. 

 

문제해결하기와 상담의 원리

내담자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하면서, 상담자가 내담자를 대할 때 따라야할 상담의 원리를 잊지 말아야 한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노력을 존중하고 내담자의 생각과 견해를 비난하거나 판단하지 않으면서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왜 그런 느낌이 드는지를 더 구체적으로 탐색한다. 상담자가 보이는 이러한 반응은 평소 주변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과는 다르기 때문에 내담자는 자신을 더 진지하게 돌아보고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부모나 친구처럼 조언이나 격려, 충고, 비판하지 않으며 설사 이와 이와 비슷한 반응을 하더라도 내담자의 마음을 따라가며 반응한다. 예를 들어, 내담자가 기분이 나빠 짜증을 내면서 툴툴거린다면, 주변 사람은 "너는 왜 이렇게 매사 부정적이니?"와 같은 식으로 비난하거나 또는 위로를 하면서 "저 사람이 잘못했네."라고 격려해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상담자는 이처럼 이야기하지 않고 "당신은 지금 무엇 무엇 때문에 화가 난 것처럼 보이네요."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상담자의 반응을 통해 내담자는 "내가 정말 그런가?"하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 상담자가 거울역할을 하면서 내담자에게 스스로의 모습을 비춰준 것이다. 내담자는 상담자와 새로운 방식으로 관계를 맺는다. 지금까지의 상호작용과는 다른 방식의 소통을 하게 되며 내담자는 회기가 거듭될수록 자신에 대해 더 많이 통찰하게 되고 자신의 어떤 면이 현재 증상을 유발하였는지 이해하게 된다. 

당면문제와 성격문제

상담이 중반부로 진행될수록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현재 증상이 자신의 생활방식 및 성격과 관련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상담은 지금 눈에 보이는 증상만을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증상이 재발하지 않게 근본적인 치료를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증상과 관련된 내담자의 과거 경험, 성장과정 등 인생 전반에 걸친 부분을 다루게 된다. 

당면문제는 현재 상황의 스트레스라든지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 놓였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같은 반응을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감정의 동요없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스트레스에 취약하게 반응한다. 스트레스에 취약한 성격적 특성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성격문제를 개선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당연히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 작업이 필요하다. 현재 문제와 성격과의 관련성을 인식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일상생활이나 과거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한 게 된다. 또 가족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성장과정에서 양육자가 자신에게 미친 영향을 탐색하게 된다. 그래서 상담 중기의 작업은 내담자의 과거에 대한 탐색과 가족에 대한 탐색이 주를 이루게 된다.

과거와 작업하기

상담초반 '개략적으로' 과거력을 이야기한 것과 달리 상담 중반부가 되면 내담자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과거사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내담자는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면서 현재 증상과의 연관성이 있는지 살펴보게 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과거의 기억을 억지로 떠올리려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보고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상담자는 내담자가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주어야한다. 예를 들면, 자신이 화를 내야 하는 하는 상황에서 화를 내지 못했던 경험을 이야기할 때 상담자는 "혹시 이전에서 그와 같은 일이 있었나요?", "그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때를 떠올릴 수 있나요?", "그런 느낌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와 같은 질문을 할 수 있다. 그러면 내담자는 느낌을 연결고리로 하여 과거의 경험을 떠올릴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이 과정이 지나치게 이성적인 작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과거 작업하기의 핵심은 그 당시를 생생하게 재경험함으로써 성격, 가치관, 사고방식 등이 형성되던 시기로 돌아가서 상처를 치료하기 위함이다. 현재의 태도나 사고방식은 딱딱하게 굳어져 버린 상태이기 때문에 수정 즉, 치료가 어렵다. 하지만 과거의 시점으로 돌아가 당시를 생생하게 재경 험하면 성격이 형성되었던 초기로 돌아가 성격의 재구성 또는 유연화가 가능해진다. 과거의 생생한 재경험은 결코 편하지 않으며 불쾌감을 유발함으로 내담자는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저항을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이 과정은 따뜻한 공감을 통해 부드러운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저항과 불안을 답답해하거나 조급함을 이기지 못해 자신의 감정을 앞세워서는 안 된다. 인내를 가지고 내담자를 기다려주고 내담자가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부드럽게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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