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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창고_심리상담의 실제

심리상담이란 무엇인가

by 디어라니 2023. 5. 10.

심리상담이란 '내담자와 상담자와의 대면관계에서 내담자의 호소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학습과정'이다. 이렇게 설명하면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들고 정확하게 이해하기도 어려운 느낌이 든다. 우선, 일반적 상담과 심리상담의 차이점에 대해 살펴보며 그 의미를 좀더 분명히 해보도록 하겠다.

일반상담과 심리상담의 차이 

법률상담, 진로상담, 결혼상담, 투자상담 등의 일반적 상담과 '심리상담'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이런 유형의 상담에서는 고객이 가져온 문제에 대해 상담자가 어떤 해법을 제시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법률상담이나 투자상담과 같은 경우 해당 영역에서 경험이 풍부한 상담자, 다시 말해 많은 데이터베이스를 가진 전문가가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그러나 심리상담에서 내담자가 가져오는 고민의 영역은 매우 다양하고 내용이 무궁무진하여 한 사람의 상담자가 인생을 살면서 그런 것들을 모두 경험할 순 없다. 

 

또 법률상담이나 투자상담에서 다루는 문제와 심리상담에서 다루는 문제는 질적인 차이가 있다. 일반적인 상담에서는 감정이 개입될 여지가 별로 없으며 몰랐던 정보를 얻거나 조언 또는 충고를 받으면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심리상담에서 다루는 문제는 해답은 알지만 실천할 용기가 없다거나 해답을 실천하는 것을 가로막는 '심리적 장애물'로 인해 생기는 것들이다. 이는 인간의 사고와 정서, 의지, 행동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생겨난 문제들이다. 예를 들어, 남자친구에게 욕을 하며 화를 내는 내담자의 경우를 보자. 이 내담자가 상담실을 찾은 이유는 남자친구에게 욕을 하며 화를 내는 동시에 자신의 행동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욕을 하며 화를 내는 행동이 아무렇지 않았다면 상담실에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복잡하게 감정이 얽힌 문제는 주변의 충고나 조언만으로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또한, '화내지 말아야지, 욕을 하지 말아야지'하고 다짐한다고 쉽게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한 다짐과 의지만으로 해결이 됐다면 상담실에 오지 않았을 것이다. 

 

심리상담자는 상담실에 찾아온 내담자가 복잡하게 얽힌 감정의 고리 속에서 해결책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도와준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문제해결에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내담자에게 준다는 것이다. 심리상담장면에서 전문가의 직접적인 충고나 조언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내담자가 이를 바라고 상담실에 찾아왔다고 해도 말이다. 이에 대해선 다른 글에서 조금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이런 측면에서 심리상담자는 내담자가 문제의 해결책에 접근할 수 있게 방향을 제시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며 때로는 한발자국 앞에서 이끌어주고 때로는 한발자국 뒤에서 지켜봐주고 기다려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심리상담에서는 어떤 작업이 이루어지는가

심리상담에서는 제일 먼저 고민의 호소가 이루어진다. 내담자는 삶의 여러가지 고민을 갖고 있고 그것을 해결하려 하지만 도저히 혼자 감당이 어려워 상담실을 찾아오게 된다. 그 호소문제는 부부간의 갈등, 학교 적응의 어려움, 직장동료 또는 선후배 문제 등 다양하다. 어떤 이들은 강박증, 공황증, 망상 등의 정신과적 증세를 가지고 찾아올 수도 있다. 이들은 상담자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 자신이 겪는 고통을 이야기한다. 

 

이때 상담자는 주로 가만히 듣게 된다. 내담자의 고통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다. 내담자의 고민을 들으면서 비판이가 충고 또는 즉각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려는 마음도 들겠지만, 이렇게 하다 보면 자칫 내담자의 문제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게 되며 자칫 내담자로 하여금 이런 마음이 들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친구에게 고민을 이야기할 때 어떤 친구들은 "그건 이렇게 하면 되잖아" 하는 식의 즉각적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또는 "이건 네가 잘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네"라는 비판적인 설명을 할 수 있는데, 이럴 때 우리는 해결책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기보다는 "너는 나를 이해하지 못해"라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경우가 더 흔하다. 

 

상담자는 또한 무턱대고 잘했다고 지지를 하거나 격려, 위로를 해주지도 않는다. 듣는 사람이 잠시 기분이 좋아질 순 있으나 문제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해결에는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적인 심리상담자는 내담자가 고민을 호소할 때 그 고민을 가만히 들으면서 이 사람이 호소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호소 이면에 담긴 감정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이해하려고 한다. 이해가 되지 않을 때는 다시 설명해달라고 요청을 하거나 질문을 할 수도 있다. 그리고나선 상담자는 자신이 이해하고 느낀 바를 내담자에게 '언어적으로 되돌려'준다. 이는 상담자가 이해하고 느낀 바를 다시 내담자에게 말로 전달한다는 뜻이다. 이 작업은 매우 중요한데, 대개 내담자들은 심리적인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문제에 대해 찬찬히 들여다볼 기회를 갖지 못한다. 상담자가 자신이 이해하고 느낀 바를 내담자에게 '언어로 되돌려'줌으로써 내담자는 자신의 문제를 더 깊이 들여다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러면 내담자는 이전에는 고통스럽기 때문에 들여다보기 싫었던 내면의 욕구나 소망, 그로 인해 빚어내진 갈증, 자신의 부정적이고 왜곡된 사고방식 등을 인식하게 된다. 

 

이 과정이 쉬운 것은 아니다. 이러한 탐색과정에서 내담자는 용기를 잃기도 하고, 탐색을 거부하며 저항하기도 한다. 이 때 상담자는 이러한 변화나 저항을 다시 언어로 되돌려주며 내담자의 자기탐색을 부드럽게 격려해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내담자는 문제를 탐색하고 심리적 방해요인을 찾아내며 새로운 삶의 방식을 시도하고 이를 삶에 적용할 수 있게 되면 상담은 종결을 맞이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은 궁극적으로 내담자를 정신적으로 성장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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